제13회 고양여성영화제
고양YWCA·고양여성민우회 공동 주관
<목소리들> 등 작품 3편 연속 상영
감상 후 감독·관객 대화로 공감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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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영화를 통해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돌아보고, 고민과 질문을 나누는 제13회 고양여성영화제가 ‘기억을 잇다, 가족을 품다’를 주제로 22일 고양영상미디어센터 어울림영화관에서 열렸다. 고양YWCA(화장 김용주)와 고양여성민우회(회장 김용희)가 공동 주관한 올해 영화제에서는 <목소리들>(감독 지혜원), <장손>(감독 오정민), <비밀의 언덕>(감독 이지은) 등 3편의 작품이 연이어 상영됐다.
영화제를 준비한 고양YWCA 함윤희 사무총장은 “아픈 역사를 다룬 묵직한 다큐멘터리, 가족과 성장을 주제로 한 극영화 등 다채로운 작품을 선정해 관객들과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눠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첫 작품으로 상영된 <목소리들>은 제주 4·3의 실체를 여성의 시선에서 재조명했다. 제주 4·3사건은 그동안 많은 연구와 규명작업을 통해 원인과 과정, 가해와 희생의 실상이 뒤늦게나마 조명됐다. 하지만 그 사건을 가장 참혹하게 겪은 여성들의 피해는 여전히 공식 역사로 기록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영화 <목소리들>이 던지는 질문이다. 영화에는 주요 증언자로 5명의 할머니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겪은 4·3의 끔찍한 기억과 평생 가슴속에 묻어뒀던 고통의 상처들이 작품 속에서 비로소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되며 관객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울림을 전했다.
지혜원 감독(오른쪽)과 오영숙 영화평론가.
상영 후에는 영화를 만든 지혜원 감독이 직접 무대에 올라 오영숙 영화평론가의 진행으로 ‘감독과의 대화’를 나눴다. 지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고, 인터뷰 대상 할머니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두렵고 떨리는 이야기들을 비로소 세상 밖으로 끌어낸 과정들을 담담히 들려줬다. 지혜원 감독은 “누구에게도 꺼내놓지 못했던 일들을 말하는 게 치유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직접 느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해자와 피해자가 여전히 혼재하고 있는 ‘제주’라는 지역의 특성, 여성의 피해를 직면하려 하지 않는 사회의 가부장적 관성을 체감한 소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오영숙 평론가는 “글이나 말이 담지 못하는 의미와 진실을 영상으로 풀어내고자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라며 “영화가 어떤 책보다 더 품이 큰 기록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평했다. 대담에 이어 진지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 관객들의 소감과 질문도 이어졌다.
'비밀의 언덕'을 연출한 이지은 감독(오른쪽)과 고양여성민우회 감용주 회장.
오후에도 <장손> 상영 후에는 손희정 평론가의 해설이, <비밀의 언덕> 상영 후에는 이지은 감독과의 대화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됐다.
고양여성영화제는 올해로 13회를 맞는다. 한동안 지자체의 안정된 지원을 받기도 했지만, 민선8기 이후 고양시의 예산지원이 중단되며 자력으로 활로를 찾아야 했다. 함윤희 사무총장은 “고양YWCA와 고양여성민우회가 의기투합해 힘을 모으고, 경기컨텐츠진흥원 인디시네마의 도움과 고양영상미디어센터의 상영관 제공으로 영화제의 명맥을 이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여성영화제를 13년간 이어온 것 자체가 고양시민의 커다란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고양YWCA 회장은 “고양여성영화제에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영화제를 통해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연대가 더욱 깊어지고, 소통과 치유가 이어지는 따뜻한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고양여성영화제를 함께 진행한 주역들.
(왼쪽부터) 고양여성민우회 변지은 국장, 고양YWCA 함윤희 사무총장, 고양여성민우회 김용희 대표, 고양YWCA 김용주 회장, 박선영 국장, 정나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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